“편집됐다고, 편성 안 됐다고 출연료 안 줘…부당해도 말도 못 해”

방송 출연 후 정작 방송에는 얼굴을 비추지 못했다면? 계약대로 출연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방송계의 암묵적인 관행 속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출연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편집'과 '편성'의 경계는 어디일까요?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묵묵히 희생만 강요당하는 현실,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봅니다. 

 

K팝, K드라마, 웹툰… 빛나는 성공 뒤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뛰어난 경쟁력을 자랑합니다. K팝, K드라마, 웹툰,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눈부신 성공의 이면에는 '사람을 갈아 넣었다'는 비판이 존재합니다.

만화가 이우영 작가의 죽음, 한국 문화예술 산업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다

지난해, 유명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이우영 작가의 안타까운 죽음은 한국 문화예술 산업의 불공정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웹툰,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사한 불공정 사례들이 폭로되면서, 이 문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방송 연기자들의 현실, 과연 '꿈'을 쫒을 수 있을까요?

방송 연기자들은 어떤 불공정을 겪고 있을까요? 방송 연기자 노동조합 관계자는 "문서화되지 않은 불공정 계약 조항이 너무 많다"며 "심지어 촬영이 끝나고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특히 신인이나 조·단역 연기자들은 계약을 요구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드라마 출연료는 촬영 후 바로 지급되어야 합니다"

최근 OTT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사전 제작 드라마가 증가하면서, 출연료 지급 시점을 드라마 편성 시점으로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연기자들은 출연료를 받지 못하고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연기자도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정당한 노동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상식입니다."라고 노동조합 관계자는 강조했습니다.

표준계약서는 '권고 사항'일 뿐, 실제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아

현실은 더욱 심각합니다. 촬영 후 편집된 분량을 제외하고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표준계약서에는 촬영 분량에 대한 전액 지급이 명시되어 있지만, 제작사는 "표준계약서는 권고 사항이며 수정 및 변경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계약 조건을 임의로 바꾸고 있습니다.

'투혼'이 아닌 '안전'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연기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어려움을 감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부상을 당해도 촬영을 강행하는 것은 '투혼'이 아닌 '안전'을 외면하는 행위입니다.

제작사와 방송국의 이해관계, 연기자 권익 보호는 '뒷전'

방송사가 자회사로 스튜디오를 설립해 제작에 참여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방송사와 제작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여 공정한 계약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한 연기자들은 노동 환경 개선보다는 작품에 대한 열정을 앞세워 열악한 조건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아, 법적 강제력 없이는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소속사의 존재, 연기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소속사가 있는 경우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소속사가 제작에 참여하거나 3자 계약을 통해 연기자의 권익을 대변해야 하지만, 오히려 연기자는 소속사와 제작사 사이에서 정보 불균형에 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연기자들의 '울타리'가 될 수 있을까요?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작 현장의 불공정 행위를 제대로 감독하고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표준계약서 100% 이행'만이 연기자 권익 보호의 시작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조치는 '표준계약서 100% 이행'입니다. 제작사와 방송국은 표준계약서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무시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연기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공정한 계약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K팝, K드라마, 웹툰 등 한국 콘텐츠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가 필수입니다. 더 이상 연기자들은 '꿈'을 쫒는 대신 '권익'을 보호받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서는 안 됩니다.